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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리포트

스마트워크를 원한다면, 떠나라

왜 이렇게 생산성 떨어지게 일을 해야 하는 거지? 꼭 책상머리에 앉아야만 일하는 거야? 열심히 일하는 거보다 상사 눈에 잘 띄어야 남보다 성공하는 건가?
이런 생각 한 번이라도 해봤고,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간 이래 꼼짝없이 자리에 앉아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일거리를 처리해야 하는 시스템에 불만 있던 사람이라면 김국현의 <스마트워크>를 읽고 절로 이런 생각이 들 겁니다. 아, 그것 참 통쾌하다!

스마트워크? 눈치를 보니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서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일하라는 얘기 같은데, 난데없이 통쾌한 생각이 들다니? 물론 이 책은 지은이가 직접 겪었고 또 여전히 잘 하는 ‘똑똑하게 일하는 법’을 소개한 책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이 책을 소개서, 안내서 혹은 매뉴얼이라고 몰아붙일 수 없는 까닭은 이 책이 독자에게 "당장 생각을 바꾸라고. 지금처럼 일하지 말고 당장 뛰쳐나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라"고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지은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스마트워크는 당장 일에서 의미를 되찾기 위한 직접적인 전략”이라고.

원래 사람은 자유로운 영혼이었습니다. 무엇이든 하고 싶으면 했고 하기 싫으면 안해도 됐지요. 그러나 물질과 힘을 갖고픈 욕망에 사로잡히면서 마치 파우스트 박사가 메피스토에게 영혼을 팔듯, 자유로운 영혼을 포기하고 스스로 틀 안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틀 안에서 사람은 언뜻 보기에 편안함과 넉넉함을 얻었으나 끊임없는 부조리에 갈등합니다. 이건 아닌데, 난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지? 그리고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낍니다. 이건 아니야. 하지만 그러면서도 사람은 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미 익숙해졌고, 변화를 두려워하기 때문이지요.
“인간이란 가장 자유로운 동물처럼 보이지만 실은 매일매일 자신의 우리를 만들고 있는 신기한 동물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김국현은 당장 실천하라고 말합니다. 생산성이 낮은데다가 하기 싫은 건 의미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책상머리에서 찾지 말고 당당하게 뛰쳐 나가서 찾으라고 권유합니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조금 더 자유롭게 제멋대로 살 수 있어도 좋지 않을까?”
이 정도면, 거의 부추김 수준입니다. 도대체 지은이는 뭘 믿고, 어떡하라고 이렇게 막 던지는 것일까요? 뭔가 대단한 것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그의 논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떠나 보면 알게 된다”
대책 없는 대답에 어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떠나라는 말엔 그저 기분이 좋습니다. 그래, 나도 스마트폰 하나 달랑 들고 밖으로 나가 보지 뭐. 나간 다음에 고민할 문제잖어. 신기하게도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런 독자에게 그는 주워 모으고(캡처), 사람들에게 마구 뿌리고(커넥트), 당당하게 자랑하고 축하하라(셀레브레이트)고 말합니다. 주워 모으고 뿌리고, 자랑하고 축하하다 보면 이 세 가지 작용이 나선형으로 올라가 확대되면서 큰 소용돌이를 일으켜 결국 내 일에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 준다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에겐 이 세 가지를 도와주는 스마트한 해결 방안이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서비스와 또다른 디지털 머신이 바로 그들입니다.

마을버스 속에서, 가로수 밑 벤치에서, 지하철에서, 빌딩 계단에서… 모든 곳에서 뇌리에 스치는 모든 아이디어를 스마트 단말기에 옮겨 적었고, 마치 해리포터 영화에 나오든 덤블도어 교장 선생님이 생각을 덜어두던 펜시브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에 온갖 정보를 덜어놨으며 이런 정보들을 모아 다시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온 자신의 경험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지은이는 독자에게 용기를 줍니다.

스마트워크는 분명 새롭게 일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새로운 기계 몇 대 들어오고, 새로운 서비스를 쓴다고 해서 누구나 스마트워커가 되는 건 아닙니다. 진정한 스마트워커가 되고 싶다면 지금까지 몸에 밴 생각과 행동을 버리고 발칙하게 떠나라고 요구하면서도 지은이는 뻔뻔하게 이 책이 자기 계발서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그걸 판단하는 건 독자의 몫일 겁니다. 다행스럽게도 책은 얇고, 글은 시원하게 읽힙니다. 약간 시간을 들여 생각 바꾸기에 도전하는 것, 스마트워크의 첫걸음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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