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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 이야기

[비즈인포] 계약을 중개한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 부장님, 큰일 났습니다. B사가 오늘까지 주기로 한 데이터를 못 주겠다고 합니다.
- 뭐야? B사는 사장님 친구라는 K씨가 소개한 회사 아닌가? K씨가 B사는 믿을 만 하다고 큰소리쳐서 계약한 거잖아?
- 네, 그렇지요.
- 아니, 그럼 K씨에게 전화해봐. B사가 데이터를 못 준다고 하는데 해결 좀 하라고. 그 양반 말만 믿고 계약한 건데.

- 부장님, K씨는 B가 일 못하는 게 자기랑 무슨 상관있느냐고 그러는데요?
- 뭐야, 자기 말만 믿으라 해서 계약했는데, 인제 와서 모른 척 한다고? B사에는 내용증명 보내고, K씨 이 사람한테도 손해 배상 청구할 수 없나?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종종 어떤 계약을 누군가에게 소개받아 체결하는 일이 많습니다. 회사 대표나 임원이 아는 사람들이 이른바 중개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죠. 사실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회사는 누군가 추천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파트너를 구할 수 있으니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 있고, 굳이 경쟁PT 같은 걸 하지 않아도 되니 시간을 아낄 수 있지요.

중개인도 계약서에 넣어라

이렇게 소개해서 일이 이루어질 때, 일만 잘된다면 분위기는 참 좋습니다. 세상이란 사람과 사람 관계로 얽혀 있는데 서로 아는 사람들끼리 일을 잘 한다면 좋은 일이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일이 잘 안 될 때입니다. 소개를 받고, 일 잘 한다 해서 믿고 일을 줬는데 그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 참 갑갑하기 그지 없습니다. 물론 계약을 지키지 않는 업체에게는 계약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됩니다. 하지만 무책임하게 소개하고 믿으라고 큰 소리친, 게다가 업체에게 어느 정도 수고비까지 받은 중개인은 어떻게 할까요?
출처 : flickr.com/photos/rostad/4525242146/
법대로 하자면, 상대 업체가 계약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소개한 사람에게까지 책임을 물을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소개하긴 했지만 일을 못한 건 업체지 중개인이 아니니까 중개인은 업체가 일 못한 걸 왜 내게 말하냐고 항의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중개인 말만 믿고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건 좀 억울한 생각이 듭니다. 이럴 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아, 일이 터진 후에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ㅜㅜ, 중개인이 업체와 짜고 처음부터 사기를 칠 생각이 아니었던 이상) 계약서를 쓸 때 중개인을 같이 넣는 겁니다.

흔히 갑, 을이 들어가는 계약서에 병을 넣고 병이 을을 연대보증한다는 문구를 넣는 거지요. 중개인은 당연히 계약서에서 빠지려 하겠지만 당신이 보증한다고 해서 계약하는 것이니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갑, 을, 병 세 당사자가 계약을 체결하면 만일 을이 계약을 지키지 않았을 때 을은 물론 병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가 있습니다.

아는 사이에 좀 치사하다 싶기는 하지만, 계약이란 원래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서 쓰는 겁니다. 중소기업이 누군가를 믿고 계약을 체결할 때, 그 누군가 외에 확인할 다른 정보가 없을 때는 중개인을 계약서에 넣는 것이 안전합니다. 중개인도 더 책임감 있게 일을 추진하지 않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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