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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 이야기

미래 경제의 원동력, 여심을 잡아라

우리나라 이동통신 초창기에 선보인 모토로라의 다이나택은 벽돌폰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얼굴 한 쪽을 다 가리는 엄청난 크기에 무게도 거의 1kg에 달했습니다. 들고 다닌다는 뜻에서 붙인 휴대폰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였지요. 게다가 포니 엑셀 승용차 한 대 값이 500만 원이던 시절 400만 원이나 했으니 그야 말로 부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래서 휴대폰 가입자들은 그 무게와 크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이 폰을 들고 다녔습니다. 어쩌면 힘있는 남성의 상징이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부와 힘의 상징이었던 초창기 벽돌폰

세월이 흐르면서 휴대폰은 점점 작아졌고, 손바닥 안에 감출 수 있을 정도로 작아졌습니다. 비록 최근 스마트폰 열풍이 불고 휴대폰이 통화라는 원래 기능 외에 모바일 컴퓨팅 기기로 변모하면서 다시 커지고 있지만 예전의 투박함은 사라지고 세련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예전 휴대폰이 남성이었다면 지금 휴대폰은 아마도 여성일 겁니다.

감성을 자극하는 플래시 터치가 내장된 최신 휴대폰

미래 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여성

휴대폰 디자인의 변화를 억지로 끌어들이지 않더라도 세상은 이미 남성 중심에서 여성 중심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베인&컴퍼니가 발간한 미래 소비자 리포트에 따르면 이미 여성의 소비 지출이 전체 소비 지출의 50%를 넘었으며 선진국으로 갈수록 이 비율이 높다고 합니다. 또한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200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들이 약 20조 달러를 썼고 앞으로 5년간 이 28조 달러까지 쓸 전망인데 이 규모는 최근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는 중국과 인도의 GDP를 합한 것보다 두 배나 많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경영 컨설턴트인 톰 피터스가 ‘미래 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중국이나 인도, 인터넷이 아니라 바로 여성이다’라고 말한 것은 이런 시대적 흐름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입니다. 

여성이 생산과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면서 경제 시스템이 변하고 있다

여성이 생산과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여성이 각종 고시나 비즈니스에서 수석을 차지했다는 얘기는 이미 뉴스 거리도 아닐 만큼 여성이 활발하게 사회로 진출하고 경제 활동의 전반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여성이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생산과 소비 시스템이 그 근본에서부터 변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인류가 경제 활동을 시작한 건, 조금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였습니다. 조금 더, 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어쨌든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경제 활동을 했고 결국 힘을 가진 사람들이 우월한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물질이 늘어나고 문명이 발달하면서 인류는 생존에 대한 걱정을 털어버리고 삶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레 힘보다는 삶을 더 풍요롭게 누릴 수 있는 감성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남성보다 감성이 뛰어난 여성들에게 더 유리한 세상이 열린 것입니다.

Female Economy가 세상을 바꾼다

LG경제연구원이 지난 8월 발표한 ‘Female Economy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미래 생각 보고서는 여성들이 생산과 소비의 주체로 성장하면서 ‘독점과 지배, 일방향성과 같은 공격적이고 경직적인 남성적 룰에 의해 움직여왔던 시장이 공존, 배려, 소통, 개방 등 포용적이고 유연한 여성적인 특정에 의해 재편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고, 여성의 감성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으나 아직 경제 활동의 많은 부분이 여전히 여성에게 불리합니다. 그러나 틀림없는 것은 시장이 변하고 있고 기업 역시 새로운 시장을 바라보는 새로운 철학을 갖지 않으면 미래 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여성이 생산과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는 Female Economy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T bizpoint>